저는 초등학생 때 프로그래밍 꿈나무였습니다. 학교 끝나고 놀기 바쁜 아들을 보다 못한 엄마가 컴퓨터 학원에 등록시킨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엔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원장 선생님이 차근차근 가르쳐주신 덕에 흥미가 생겼고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정보처리기능사를 금세 따냈습니다.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도 여러 번 나갔죠. 선생님의 기대와 응원 덕분에 주말에도 프로그래밍 문제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원장 선생님은 겨울날 사고로 돌아가셨고 학원은 문을 닫았습니다. 새 학원에서 만난 선생님은 꽤 불량했습니다. 문제를 풀다 막힌 학생들의 구레나룻을 쥐어뜯기 일쑤였고 실력을 비교하며 상습적으로 때리곤 했죠. 저는 그곳에서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가끔은, 처음 만난 원장 선생님과 공부를 이어갔다면 제 인생은 많이 달라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재단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소년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 ‘꿈트리’를 시작했습니다. 국악, 복싱, 자동차 정비, 학업 등 각 분야에 소질을 보이는 청소년 네 명을 선정했고, 모두를 인터뷰했습니다. 넷 다 가족, 선생님, 친구의 따뜻한 응원 속에서 ‘지금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품고 있어 내심 부러웠습니다. 여기에 후원자 분들의 응원도 더해졌습니다. 이런 응원이 쌓이면, 아이는 자신을 믿고 더 멀리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혹시 님 주변에 꿈을 향해가는 꿈나무가 있다면, ‘그렇게 해서 되겠니?’ 보다 ‘너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작지만 단단한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단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 ‘꿈트리’를 진행합니다. 꿈트리 1기로 선정된 원하(가명)를 만나 국악인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악은 악기 유지비나 레슨비가 많이 드는데, 감사하게 선정이 돼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덕분에 더 집중해서 연습할 수 있게 됐어요.

꿈트리 사업은 엄마가 먼저 알려주셨어요. 제 교육비를 엄마 혼자 부담하시느라 힘드실 텐데 지금은 좀 마음이 놓여요.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서 나중엔 국제 공연도 많이 하고, 국악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돼서 우리나라의 멋을 더 널리 알리는 국악인이 될 거예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 이웃 분들도 제 꿈을 많이 응원해주시거든요. 저도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가진 것을 나누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재단은 여성가장의 자립을 위해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 ‘열매맘’을 운영합니다. 기업 교육컨설팅 업체를 창업한 열매맘 19기 조이진(가명) 대표를 만나 창업 이후 1년 동안의 변화를 들었습니다.

원래 같은 업종의 회사에서 직원으로 일했어요. 보통 새벽 5시에 출근해서 밤 9시에 퇴근했는데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휴가를 써야할 때도 전혀 배려 받을 수 없었죠. 일하면서 아이 돌보기가 너무 어려워서 창업을 결심했어요.

더 바빠지긴 하지만 아이를 위해 시간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했죠. 지금은 밤에 아이 재워놓고 일하기도 하고 평일에 하루를 빼고 같이 놀러가기도 해요.

가장 큰 변화는 '감정적 여유'였어요. 제가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마음이 안정되니까 아이에게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엔 아이가 물건을 떨어트리면 “이게 얼마짜린데”하며 화가 났는데, 지금은 “괜찮아, 안 다쳤지?”라고 말할 수 있어요. 작은 차이지만, 아이에겐 큰 변화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